티스토리 뷰

purgatorium

가을연습B2

旅인 2018. 6. 3. 16:21

서투름과 떨림이야말로 사랑하는 방식

그때 사랑이 아니었다고 해도, 지금 보지 못하고 만지지 못해도, 그래서 거짓이고 단지 꿈일 뿐이라도, 괜찮아요. 슬펐던 것은 당신의 편지가 아니었어요. 단지 어렸고 슬펐을 뿐입니다. 사랑하고 싶어도 무엇인지 몰랐던 탓이지요. 다가가려고 했는데, 다가갈 방법을 몰랐던 것이 슬펐습니다. 저는 당신을, 당신은 저를, 어쩌지 못하여 안절부절하였지만, 그런 서로를 위로하지 못했지요. 우리는 서툴렀지만, 그 서투름과 떨림이야말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어요. 하지만 아직도 사랑이라는 게 뭔지 저는 모르고 있군요. 그때 우리는 행복했을까요? 그랬다면 지금 함께 살고 있겠죠. 그때 행복했는지 지금은 아득하지만... 모든 것이 행복했다고 기억날 뿐, 잘 모르겠어요. 행복했던 순간들이야말로 지금은 그리움이라는 고통으로 변해버린 것 같아요.

이 대화들은 사실이었을까? 그 시절 그토록 간절했을까? 그때는 왜 몰랐으며, 왜 말하지 못하였을까? 그토록 간절했으면서도 어쩌자고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는것인가?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