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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놈, 그 놈
여자 친구의 탈춤공연이 있었다. 사내는 생각없이 호주머니에 손을 찌르고 여자가 다니는 학교의 강당에 들어섰고, 공연은 무사히 끝났다. 박수갈채와 함께 무대 위로 꽃다발을 든 남자들이 우당탕 몰려들었고, 우르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소란이 끝나자, 탈바가지를 머리 위로 올린 여자들이 꽃다발을 들고 활짝 웃었지만, 여자만 빈손으로 서 있었다. 여자의 당황한 모습을 본 사내는, 자신의 잔인함이란 소외감을 여자가 느끼게 했을 뿐 아니라, 무관심이야말로 모멸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넌 왜 나같은 놈을 만나고 있는거니?"
"너에겐 나 밖에 없으니까. 그런데 이 꽃 향기가 참 좋다. 이름이 뭐야?" 뒤늦게 사내가 사온 꽃다발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으며 여자가 물었다.
사내가 고작 기억해낸 것이라곤 그 꽃다발이 만이천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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