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기억의 22장 10절
용납되지 못했던 기억의 22장 10절을 찢어... 왜 저 강물이 허연 김을 풀어내며 얼어붙지 못한 채 겨울의 바닥을 기어가고 있는 지 아는가? 자신의 대륙을 떠나온 새가 캑캑 울며 불면의 밤을 지새우다 죽어버린 이 낯선 섬. 섬이라고 부르기에 너무 옹졸하여 대신할 이름을 찾지 못하여 강이 뻘을 토해낸 이 곳에서 은행나무 잎이 모두 떨어져 내리고 더 이상 추위를 피할 곳을 찾지 못할 때, 강물마저 얼어터져 버린다면 추억을 매장할 외로운 어느 곳을 더 이상 찾을 수 없다. 사공은 강 건너편에서 잠이 들었고, 물에 젖은 검불더미로는 불을 피울 수 없었다. 추위를 면하고자 시간이 남기고 갔던 사랑이라는 것에 마지막 불을 붙였다. 네 편지 속에 깃들었던 향기는 유황냄새 속에 스며들고, 쓰여있던 단어들이 빠지직 거..
infernus
2018. 6. 1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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