夢, 꿈이 물거품의 그림자를 빚어내는... 사내가 잠의 끝자리를 더듬자 여자는 하얗게 비어있다.여자는 툇마루에 앉아 무릎 위에 얼굴을 올려 놓은 채 바다를 보는 것 같다. 좁은 어깨 너머로 아침이 온다. 수평선과 맞닿은 하늘 밑에서부터 서서히 밝아지다가, 수평선에서 빛이 자글자글 끓기 시작하더니 아침이 해안으로 밀려오기 시작했다."뭘 보고 있는거야?"자가 고개를 돌렸다. 눈물이 떨어졌던 것 같다."꿈을 꾸었어. 헤어지는 꿈을..." "그런데 우리가 있는 곳이야말로 꿈이야. 여기는 육허六虛 : 상하동서남북라는 꿈이지."여래께서는 모든 것은 꿈이 물거품의 그림자를 빚어내는 것과 같다†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고 말씀하신다.ix-viimmxiv
난독증에서 실어증으로 가는 길, 편지 아이는 글을 읽고 쓸 줄 몰랐다. 오랜시간동안 문맹의 상태에 빠져있던 사내는 불과 하루 이틀만에 동급생이 읽고 있는 모든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어휘면에서도 다른 아이들보다 오히려 앞서 있었다. 그는 책을 읽었고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편지를 쓰기 시작하면서 아이는 말을 하는 것보다 글을 쓰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난독증에 시달렸던 아이는 편지 때문에 커서는 선택적 실어증에 빠져버렸던 것이다. 사내의 편지는 사악할 정도로 진실같은 거짓으로 점철되어 있기도 했다. 여자는 사내의 편지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편지를 읽으며 기쁘기도 했고 슬프기도 했다. 사내의 가장 큰 잘못은 아무 내용이 없는 글로 여자를 울고 웃게 했다는 것이다.
빌어먹을 놈, 그 놈 여자 친구의 탈춤공연이 있었다. 사내는 생각없이 호주머니에 손을 찌르고 여자가 다니는 학교의 강당에 들어섰고, 공연은 무사히 끝났다. 박수갈채와 함께 무대 위로 꽃다발을 든 남자들이 우당탕 몰려들었고, 우르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소란이 끝나자, 탈바가지를 머리 위로 올린 여자들이 꽃다발을 들고 활짝 웃었지만, 여자만 빈손으로 서 있었다. 여자의 당황한 모습을 본 사내는, 자신의 잔인함이란 소외감을 여자가 느끼게 했을 뿐 아니라, 무관심이야말로 모멸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넌 왜 나같은 놈을 만나고 있는거니?" "너에겐 나 밖에 없으니까. 그런데 이 꽃 향기가 참 좋다. 이름이 뭐야?" 뒤늦게 사내가 사온 꽃다발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으며 여자가 물었다. 사내가 고작 기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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