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아이들 : 풍인
風人 : 바람둥이 바람이 분다. 가을이다. 귀가 맑은 바람을 얻게 되면 소리가 된다고 시인은 말한다. 그래서 고대 중국에서는 민중의 소리를 바람(風)이라고 했다. 風은 악보나 글로 묶어둘 수 없는 바람과 같은 노래였다. 지은이를 알 수 없고, 바람에 풀이 눕듯 들과 고을, 저자거리로 번져갔다. 시인은 시를 짓고, 소리를 글자로 붙들어매는 자다. 풍인은 바람의 소리를 먼 곳의 고을과 장터로 실어나르는 자다. 하여 가락을 농락하고, 노랫말은 외웠을 것이나, 악보는 없었고, 글도 알지 못했다. 산과 강과 들을 지나 또 다른 마을로 건너갈 때, 지나 온 마을에서 배운 노래 속으로 풍경이 스미고, 석양과 밥 짖는 냄새, 민초들의 찌그러진 생활과 함께 허기진 자신의 신세가 비벼졌을 것이다. 그가 바람을 노래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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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1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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