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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동에 살던 시절, 절두산에서 가양동과 행주산성 위로 피어오르던 노을을 보며 영원을 느끼고, 삶과 죽음이라는 것이 나의 의지와 선택이라고 생각했고, 사랑이나 우정 등의 삶의 가치나 인간의 존엄성 따위를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이 생활의 유한함과 평범성에 무릎을 꿇고, 아득하고 깊은 것들을 사유하기 보다 저녁 밥상을 마주하고 느긋한 저녁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영원, 우정, 사랑, 진실, 아름다움 등등의 것들이 생활과 부딪혀 하찮은 것들이 되어버리는 현실 아래 비굴하게 굴복해버리는 이 나이가 그다지 싫지는 않다.
하지만 일몰의 시간이 지난 후 서쪽 하늘을 피빛으로 뒤덮는 노을이 처참하게 아름다운 것 또한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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