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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cabulum

바람의 무리-2

旅인 2018. 6. 11. 15:38

바람도 가야할 길이 있다니

해류가 바다 속의 길(道)이나 골, 온도 그리고 염분의 밀도에 따라 흐르듯, 바람도 공기 속 길을 따라 흐른다. 길 건너편에는 동서로 난 길(골)을 따라 바람이 무시로 불었고 나무들은 가지를 벌리고 바람을 맞이했다. 나무들은 팝 컨서트에 온 젊은이들이 손을 들어 박수치는 모양으로 가지를 흔들었다. 길 건너 나무들은 8월의 바람에 열광하는 듯 했다. 정작 내 주변의 나무들은 숨 죽인 채 8월의 염천을 노려보고 있다.

계절이 바뀌려면.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야 한다. 금년 8월에는 비가 오지 않았고, 바람의 방향에도 두서가 없었다. 때론 북서, 때론 동남, 때론 동, 서를 가리지 않았다. 바람은 잔잔했고 부는 시간도 짧았다. 바람이 멈추면 숨이 턱턱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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